[피플] 초록우산 베트남 사무소 초대 소장, 장동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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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 아이들의 미래, 현장 한가운데서 직접 바꿉니다.”

아동복지전문기관 초록우산이 하노이에 베트남 첫 정식 국가사무소를 열고 현장 중심 NGO로서의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했다. 초대 소장을 맡은 장동원 소장은 “사무실 현판을 거는 데 그치지 않고, 현장의 변화를 가장 가까이에서 직접 만들고 증명해 내기 위한 도전”이라며 개소의 각오를 밝혔다.

아동복지전문기관 초록우산이 지난 6월 11일 베트남 외교부로부터 외국 NGO 등록증을 취득하고, 하노이 국가사무소를 중심으로 본격적인 베트남 현지 사업에 착수했다. 기존의 해외 연맹 지원 방식에서 벗어나 현장에 직접 사무소를 세우고 고유의 전문성을 펼치는 것은 초록우산 역사상 이번이 처음이다. 장동원 초대 소장은 이번 베트남 사무소 개소가 지닌 구조적 전환의 의미부터 차근차근 설명했다.

“초록우산은 한국에서 대표적인 아동복지 기관이지만, 해외에서는 오랫동안 차일드펀드(ChildFund) 연맹의 일원으로 활동해 왔습니다. 베트남에서도 2011년부터 연맹 체계 안에서 사업을 운영해 왔고요. 하지만 지난해 말 연맹을 탈퇴하고, 해외 현장에 직접 사무소를 두어 전문성과 실행력을 끌어올리기로 결정했습니다. 베트남 사무소는 그렇게 초록우산이 직접 세운 첫 국가사무소이자, 현장 깊숙이 들어가 직접 발로 뛰겠다는 의지의 출발점입니다.”

초록우산 베트남 사무소 장동원 소장.
초록우산 베트남 사무소 장동원 소장.

“등록증 받았다고 끝이 아니더군요”

굿네이버스를 거쳐 지난해 말 초록우산에 합류한 장 소장은 짐을 싸 들고 곧바로 베트남으로 건너왔다. 그의 첫 임무는 현지 NGO 설립 가능 여부와 복잡한 행정 절차를 파악하는 고난도 조사 작업이었다.

“당시 베트남은 행정구역과 정부 조직 개편이 한창이라 에이전시를 거치는 것조차 어려웠습니다. 결국 모든 절차를 직접 발로 뛰며 밟았죠. 다행히 등록 자체는 순조로웠습니다. 6월 11일 베트남 외교부로부터 외국 NGO 등록증을 받았을 땐 조직 내부에서도 놀랄 만큼 신속한 성과였습니다.”

하지만 등록증 수령은 현지 정착을 위한 첫 문턱에 불과했다. “등록증을 손에 쥐었다고 당장 현장 사업을 시작할 수 있는 건 아닙니다. 중앙정부 등록이라는 첫 관문을 넘으면, 사업을 펼칠 성(省, tỉnh) 정부의 승인이 기다리고, 그 후 실제 현장에서 움직일 세부 협약(MoU)까지 마쳐야 하죠. 이 세 단계를 모두 거치는 데만 수개월이 걸립니다. 이번 달 마침내 마지막 단계 서명을 마쳤으니, 이제야 비로소 본격적으로 현장을 누빌 수 있게 됐습니다.”

“현장 가까이에서 변화를 봅니다”

현지 국가사무소 출범으로 가장 크게 달라진 점은 단연 ‘현장과의 거리’다.

“과거에는 현지 파트너를 거쳐 사업을 진행했기에 실제 현장 상황이나 파트너의 역량을 직접 확인하는 데 한계가 있었습니다. 서류와 온라인 보고만으로는 현장의 모든 맥락을 파악하기 어려웠으니까요. 이제는 사무소가 현장에서 파트너를 직접 만나 사업을 함께 운영하므로 과정과 성과를 훨씬 면밀하게 살필 수 있습니다. 현지의 미세한 변화나 파트너의 목소리에도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게 됐습니다.”

오랜 기간 쌓아온 현지 협력 네트워크 역시 변함없이 유지된다. “차일드펀드 베트남, 정부기관, 현지 NGO들과의 파트너십은 지속됩니다. 특히 차일드펀드와는 연맹 탈퇴 이후에도 우호적인 관계를 이어가고 있으며, 이번 사무소 설립 과정에서도 비자 발급이나 네트워크 구축 면에서 실질적인 도움을 많이 받았습니다. 우리가 직접 수행하기 어려운 사업은 역량 있는 파트너와 협력하고, 베트남 내 새로운 파트너도 꾸준히 발굴할 계획입니다. 지속 가능한 개발협력은 결국 신뢰할 수 있는 파트너와 함께할 때 가능하니까요.”

“베트남은 국가가 교육을 이끄는 나라”

장 소장이 베트남 현장을 다니며 확인한 가장 뚜렷한 특징은 ‘국가 주도의 강력한 교육 체계’였다.

지난 10월 9일 타이응우옌성 옌끄 민족반기숙 초등학교를 찾아 아이들과 함께한 초록우산 전국후원회 회원들. 후원회는 이날 조리실·급식실 건축 기금을 전달했다.
지난 10월 9일 타이응우옌성 옌끄 민족반기숙 초등학교를 찾아 아이들과 함께한 초록우산 전국후원회 회원들. 후원회는 이날 조리실·급식실 건축 기금을 전달했다.

“대다수 개발도상국이 학교나 기본 인프라 구축을 외부 지원에 의존하지만, 베트남은 다릅니다. 국가가 직접 예산을 마련해 교육 인프라를 구축하는 시스템과 역량이 탄탄하게 갖춰져 있죠. 농촌 지역에 가도 국가 예산으로 지은 학교와 컴퓨터실을 쉽게 볼 수 있습니다. 국가가 교육을 확실하게 끌고 간다는 점이 무척 인상적이었습니다.”

그러나 인프라의 양적 확충 뒤에는 질적 과제가 남아 있다. “시설이 갖춰졌더라도 교사의 역량 강화, 디지털 교육 확대, 낡은 기자재 교체, 도농 간 교육 격차 같은 숙제가 남아 있습니다. 베트남 정부가 디지털 리터러시 교육을 강력하게 밀어붙이며 관련 정책을 빠르게 내놓고 있지만, 현장의 재원과 역량은 여전히 과도기에 있습니다. 시골 지역 공무원이나 교사들이 새 시스템에 적응하기까지는 시차가 존재합니다.”

따라서 초록우산이 선택한 사업 방향은 일시적인 결핍 채우기가 아니다.

“베트남에서는 단순히 열악한 환경을 동정하고 돕는 접근보다, 국가가 성장하는 과정에서 필요한 역량을 함께 보완하고 정부가 다 다루지 못하는 영역에서 협력하는 방식이 적합합니다. 개발협력의 궁극적인 목표는 ‘자립’인데, 베트남은 이미 그 자립의 단계에 바짝 다가선 나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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