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57년 국제 교원헌장의 날에서 출발해 1982년 공식 기념일로 자리 잡아
글 응우옌 티 허우 인턴기자
매년 11월 20일은 베트남 스승의 날(Ngày Nhà giáo Việt Nam)이다. 교사들의 노고에 감사하는 날이자, 스승을 공경해 온 베트남의 오랜 전통을 되새기는 날이다. 이날의 유래와 기념 방식, 그리고 베트남 사람들이 지금도 기억하는 스승들을 소개한다.
국제 교원헌장의 날에서 시작되다
베트남 스승의 날은 국제 교원 운동에서 출발했다. 1957년 8월 폴란드 바르샤바에서 열린 국제교원노조연맹(FISE) 회의에서 베트남 교육노조를 포함한 57개국 대표가 11월 20일을 ‘국제 교원헌장의 날’로 정했다. 베트남에서는 이듬해인 1958년 11월 20일 북부 전역에서 처음 기념행사가 열렸다. 이후 1982년 9월 28일 베트남 정부가 매년 11월 20일을 ‘베트남 스승의 날’로 공식 지정했고, 그해 11월 20일 첫 전국 기념식이 열렸다.
스승을 존경하고 가르침을 귀하게 여기는 문화
베트남에서 스승은 지식을 전하는 사람을 넘어 도덕과 예절, 삶의 자세를 가르치는 존재로 여겨져 왔다. 유교가 사회 전반에 뿌리내렸던 왕조 시대에는 학문과 덕을 갖춘 인재를 길러 내는 일이 곧 나라의 일이었다. ‘군사부(君師父, Quân – Sư – Phụ)’라는 말처럼 스승은 임금 다음, 부모보다 앞자리에 놓였다. 이름난 스승은 세상을 떠난 뒤 사당에 모셔져 제사를 받기도 했다.
이 전통은 지금도 이어진다. 베트남에서는 교직을 ‘고귀한 직업 중에서도 가장 고귀한 직업’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스승을 높이고 가르침을 귀하게 여기는 ‘존사중도(尊師重道, Tôn sư trọng đạo)’는 베트남을 대표하는 전통 가치로 꼽히며, 스승의 날에도 그 정신이 이어지고 있다.
감사와 존경을 담은 풍습과 선물
디지털 기기가 보편화되기 전, 스승의 날의 대표적인 행사는 학생들이 직접 만드는 ‘벽신문(Báo tường)’과 ‘문집(Báo san)’이었다. 학급마다 큰 종이에 함께 시와 글을 쓰고 그림을 그려 교내 경연에 출품했다.

오늘날 기념 방식은 더 다양해졌다. 당일 학생들은 손수 준비한 꽃다발과 카드, 편지를 선생님께 전한다. 학교는 공식 기념식을 열고, 여교사들은 주로 전통 의상인 아오자이를 입고 참석한다. 무대에서는 학생들이 직접 기획한 축하 공연이 펼쳐진다.
졸업한 제자들도 이날 모교를 찾아 은사에게 인사하고 근황을 전한다. 퇴직한 교사나 교수의 집을 직접 찾아가는 풍습도 세대를 이어 내려오고 있다. 차 한 잔을 앞에 두고 학창 시절을 돌아보는 이 소박한 만남에는 ‘물을 마실 때 그 근원을 생각하라(Uống nước nhớ nguồn, 음수사원)’는 베트남 사람들의 오랜 정신이 담겨 있다.
베트남 역사가 기억하는 스승들
베트남 사람들이 지금도 참스승으로 꼽는 세 인물을 소개한다.
쭈반안(Chu Văn An, 1292~1370) – 베트남 ‘만세의 스승’

쩐 왕조 시대의 교육자다. 과거에 급제했지만 벼슬 대신 고향 마을에 학당을 열어 제자를 길렀다. 명성이 알려지자 쩐민똥(Trần Minh Tông) 왕의 부름을 받아 베트남 최초의 대학으로 꼽히는 국자감(Quốc Tử Giám)의 사업(司業·교장 격)을 맡아 태자를 가르쳤다. 이후 조정이 혼란에 빠지자 간신 7명을 처단하라는 ‘칠참소(七斬疏)’를 올렸고, 받아들여지지 않자 관직을 버리고 물러나 생을 마칠 때까지 제자를 가르쳤다. 사후 하노이 문묘(Văn Miếu)에 모셔졌으며, 오늘날 ‘만세사표(萬世師表, Vạn thế sư biểu)’로 불린다.
응우옌딘찌에우(Nguyễn Đình Chiểu, 1822~1888) – 펜으로 저항한 맹인 스승

베트남 남부를 대표하는 시인이자 교육자, 애국지사다. 젊은 시절 시력을 잃었지만 학당을 열어 제자를 가르치며 문학 활동을 이어 갔다. 대표작 『룩반띠엔(Lục Vân Tiên)』 등 그의 작품은 의리와 정의의 가치를 일깨웠고, 프랑스 침략기에는 저항 의지를 북돋웠다. 시력을 잃고도 평생 교육과 문학을 놓지 않은 그의 삶은 지금도 베트남 사람들에게 존경받고 있다.
응우옌응옥끼(Nguyễn Ngọc Ký, 1947~2022) – 발로 글씨를 쓴 선생님

남딘성 출신의 교육자이자 작가다. 네 살 때 병으로 두 팔이 마비됐지만 발로 글씨 쓰는 법을 익혀 학업을 이어 갔다. 1970년 하노이종합대학교 문학과를 졸업한 뒤 고향에서 교사로 일했고, 1992년 국가 명예 칭호인 ‘우수 교육자(Nhà giáo Ưu tú)’를 받았다. 그의 이야기는 수십 년간 초등 교과서에 실렸고, 자전 작품 『나는 학교에 간다(Tôi đi học)』로도 널리 알려졌다. 2022년 9월 세상을 떠났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