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하노이 한인사회에 흐르는 두 개의 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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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노이에서 오랫동안 교민으로 살다 보면 정든 사람들이 하나둘 한국으로 떠나는 모습을 마주한다. 사업을 정리하거나 자녀의 진학을 위해, 혹은 달라진 사업 환경과 미래에 대한 불안 때문에 귀국을 결심하는 이들이다. 이들의 이별은 하노이 한인사회의 특별한 문제일까, 새로운 세대로 넘어가는 과정일까.

하노이 한인사회는 한국 기업의 베트남 진출과 함께 성장했다. 그러나 베트남은 달라졌다. 현지 기업의 경쟁력은 높아졌고 규제와 인건비, 사업비용은 증가했다. 과거의 경험과 인맥만으로 기회를 만들기 어려워졌으며, 자녀 교육과 노후에 대한 고민도 귀국을 재촉하는 요인이 되고 있다.

문제는 사람들이 떠난다는 사실보다 그들이 쌓아온 경험과 네트워크를 이어받을 새로운 인재가 있느냐는 데 있다. 기존 세대가 떠나는 자리를 새로운 세대가 채우지 못한다면, 귀국 행렬은 개인의 선택을 넘어 공동체의 기반이 약해지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

이제 질문을 바꿔야 한다. 누가 떠나는가가 아니라, 누가 들어오고 어떻게 성장할 것인가. 한국과 베트남의 언어와 문화를 이해하는 청년, 현지 대학에서 공부하는 인재, 양국을 연결할 전문 인력이 새로운 주체로 성장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도전할 일자리와 사업 기회, 경험을 나누는 공동체가 필요하다.

하노이 한인사회의 미래는 떠나는 사람의 수가 아니라 새로운 인재가 뿌리내릴 환경에 달려 있다. 과거의 경험을 미래 세대의 가능성으로 연결할 때, 귀국 행렬은 쇠퇴가 아닌 세대교체의 출발점이 될 수 있다.

글 서석용 (강원국립대학교 베트남 문화원장, 한인소식 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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