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명 한 반에 한 명꼴, 척추측만증. 부모가 알아야 할 진단과 관리의 기준
어깨가 한쪽으로 기운 아이, 자세만 고치면 될까요? 척추측만증은 ‘각도’로 진단하고 각도로 치료를 정합니다. 집에서 하는 확인법부터 해외 가정의 관리 요령까지 살펴봅니다.
진료실에서 부모님들께 가장 자주 듣는 말이 있습니다. “어깨가 한쪽으로 기운 것 같은데, 가방을 한쪽으로만 메서 그런 거죠?” 질문에는 걱정과 함께 ‘자세만 고치면 되겠지’ 하는 기대가 담겨 있습니다. 오늘은 그 기대가 어디까지 맞고 어디부터 다른지, 해외에서 아이를 키우는 부모님이 무엇을 챙기면 좋을지 적어 보려 합니다.
측만증은 ‘휘어진 각도’로 진단합니다
척추측만증은 척추가 옆으로 휘면서 함께 비틀리는 상태입니다.
엑스레이에서 휘어진 정도를 콥스각으로 재고, 10도 이상이면 측만증으로 봅니다. 기준이 눈이 아니라 숫자라는 뜻입니다. 어깨 높이가 달라 보여도 각도는 작을 수 있고, 겉으로 티가 덜 나는데 각도가 큰 아이도 있습니다.
드문 병도 아닙니다. 국내 초·중·고 학생 113만여 명을 검진한 연구(유럽척추학회지, 2011)에서 3.26%가 측만증으로 확인됐습니다. 30명 한 반이라면 한 명꼴입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로도 2015년 측만증으로 병원을 찾은 11만 3천 명 가운데 44.4%가 10대였고, 그중에서도 13~16세에 몰려 있었습니다.

무거운 가방 탓도, 부모 탓도 아닙니다
청소년기에 생기는 측만증은 대부분 원인을 하나로 짚기 어렵습니다. 미국정형외과학회(AAOS)는 무거운 가방이나 나쁜 자세를 원인으로 보지 않고, 환자의 약 30%에게 가족력이 있다고 설명합니다.
그래서 저는 부모님께 두 가지를 같이 말씀드립니다. 바른 자세는 아이 몸을 편하게 하니 챙겨 주되, 자세를 고쳤다고 휘어진 척추가 펴질 거라고 기대하지는 마시라는 것. 가방 때문에 생긴 병이 아니니 자책하실 일도 아닙니다.

옷 갈아입을 때 1분, 아이 등을 봐 주세요
아이가 옷을 갈아입을 때 뒷모습을 봐 주세요. 양쪽 어깨 높이, 한쪽 날개뼈가 더 튀어나왔는지, 허리선과 골반 높이가 같은지를 봅니다. 이어서 두 발을 모으고 무릎을 편 채 허리를 앞으로 숙이게 해 보세요. 등의 한쪽이 솟아오르는지 보는 방법으로, ‘아담스 전방굴곡 검사’라고 합니다.
하나라도 해당하면 엑스레이로 각도를 재 보시길 권합니다. 집에서 하는 확인은 병원에 가 볼지를 정하는 방법이지, 진단을 대신하지는 못합니다.
25도, 45도: 숫자가 치료를 정합니다
AAOS 기준으로 25도 미만은 6~12개월마다 다시 재며 지켜봅니다. 아직 키가 크고 있는 아이가 25~45도라면 보조기를, 45~50도를 넘으면 수술을 검토합니다. 키가 빨리 크는 시기에는 몇 달 사이에도 각도가 달라질 수 있어서, 같은 각도라도 성장이 많이 남은 아이는 더 자주 확인합니다. 앞의 국내 검진 연구에서도 여학생 유병률(4.65%)이 남학생(1.97%)의 두 배를 넘었고, 20도 이상 휘어진 경우도 여학생 쪽이 더 많았습니다.
운동은 지켜보는 기간과 보조기를 쓰는 기간에 함께 하는 관리입니다. 다만 저는 운동만으로 휘어진 척추가 펴진다고 말씀드리지 않습니다. 보조기나 수술이 필요한 각도라면 그 시기를 놓치지 않는 쪽이 먼저입니다.
하노이에서 아이 키우는 집, 세 가지만 챙기세요
첫째, 검사 주기는 방학 일정이 아니라 아이 성장에 맞춰 주세요. 한국에 들어갈 때만 검사하면 키가 부쩍 크는 시기의 변화를 놓치기 쉽습니다.
둘째, 찍은 엑스레이는 파일로 받아 두세요. 하노이에서 찍은 사진과 나중에 한국 병원에서 찍은 사진을 나란히 놓고 볼 수 있어야 각도가 늘었는지 판단할 수 있습니다.
셋째, 결과를 들을 때 숫자 두 개를 꼭 물어보세요. ‘지금 몇 도인가’, ‘다음 확인은 언제인가’. “괜찮다”는 말보다 이 두 가지를 적어 두는 편이 나중에 훨씬 쓸모 있습니다.
측만증은 겁을 먹을 병도, 어깨 높이만 보고 넘길 병도 아닙니다. 성장이 끝날 때까지 같은 기준으로 각도를 재는 것, 그것이 부모가 할 수 있는 가장 확실한 대처라고 생각합니다.
글 박한(한국 노블메디컬클리닉 대표원장, 가정의학과 전문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