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노이 틴스] “나의 싱아는 오토바이” 독후 에세이 최우수상 윤수아 학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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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여지민 학생기자단(하노이한국국제학교 10학년)

한국인이라는 정체성을 지닌 채 타국에서 살아가는 우리에게 베트남은 어떤 의미일까. 누군가에게는 잠시 머무는 곳일 수 있지만, 하노이에서 오래 지내다 보면 베트남의 일상은 어느새 삶의 큰 부분이 된다. 한국보다 베트남에서 보낸 시간이 더 긴 재외동포 학생들에게는 더욱 그렇다. 이들 가운데 일부는 두 나라 사이에서 자신의 정체성을 진지하게 고민하기도 한다.

윤수아 학생(하노이한국국제학교 11학년)도 그 고민을 박완서의 소설 『그 많던 싱아는 누가 다 먹었을까』와 엮어 독후 에세이를 썼고, [하노이한국국제학교 독후에세이쓰기대회]에서 최우수상을 받았다.

한국과 베트남 사이에서 발견한 나만의 정체성

『그 많던 싱아는 누가 다 먹었을까』는 박완서 작가가 시골 박적골에서 보낸 어린 시절과 서울로 올라와 겪은 일을 담은 자전적 소설이다. 작가는 완전한 시골 소녀도, 서울 사람도 아닌 그 중간 어디쯤에서 자라 온 나날을 소설에 담았다.

윤 학생은 한국에서 살다 베트남으로 온 자신의 경험을 소설 속 주인공과 연결해 에세이를 풀어냈다. 한국인이라는 정체성을 지니면서 재외국민으로 살아갈 때 가져야 할 마음가짐을 말하고 싶었다고 한다. 에세이 끝에서 윤 학생은 어느 한 나라의 이방인이 아니라 온전한 나로서, 우리만 볼 수 있는 ‘싱아’를 찾아야 한다고 썼다.

윤 학생은 소설 속 싱아를 고향과 유년 시절을 돌아보게 해 주는 매개체로 읽었다. 그렇다면 윤 학생의 싱아는 무엇일까. 윤 학생은 베트남에서 보낸 어린 날을 다시 어루만지게 해 주는 ‘오토바이’라고 답했다. 그리고 비슷한 고민을 하는 재외동포 청소년들에게 “꿋꿋이 자신의 정체성을 믿는다면 그것이 한국이든 베트남이든 자연스레 스며들 수 있을 것”이라는 말을 전하고 싶다고 했다.

[하노이 틴스] “나의 싱아는 오토바이” 독후 에세이 최우수상 윤수아 학생

밑줄 긋고 옮겨 적는 윤수아 학생의 독서법

윤 학생은 평소 온라인으로 책을 읽으며 인상 깊은 문장에 표시를 해 두고, 그중 몇몇은 노트에 직접 옮겨 적는다. 책 읽기에 대해서는 내용과 줄거리를 꼼꼼히 따라가다 보면 자신의 경험과 이어져 공감되는 부분이 생긴다고 말했다. 내용이 어려울 때는 줄거리와 낱말 뜻을 찾아보며 곱씹어 보라고 했다.

“책에서 얻은 것이 하나뿐이어도 잘 읽은 것”이라는 깨달음

윤 학생은 최우수상을 받았을 때 “얼떨떨했고, 상장을 받을 때도 손이 떨렸다”고 했다. 『그 많던 싱아는 누가 다 먹었을까』는 예전에 읽으려다 문장이 어려워 포기했던 책이다. 이번에는 그동안 쌓아 온 독서 경험 덕분에 한결 수월하게 읽혀, 자신에게 더 큰 의미로 남았다고 한다.

대회를 통해 달라진 점을 묻자 윤 학생은 “에세이를 쓰기 전에는 책 전체 내용을 다 파악하려고만 했는데, 막상 쓸 때는 한 부분에만 집중하게 됐다”며 “책에서 얻은 것이 하나뿐이어도 그 책을 잘 읽은 것일 수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고 말했다.

끝으로 독후 에세이 대회에 나가려는 학생들에게 조언도 남겼다.

이번 대회에서 책 내용을 제대로 알지 못한 채 AI에 기대 참가한 학생을 많이 봤다는 윤 학생은, 자기 생각을 키우고 완성도 있는 에세이를 쓰려면 “그래도 책의 일부분이라도 읽어 볼 것”을 권했다.

[하노이 틴스] “나의 싱아는 오토바이” 독후 에세이 최우수상 윤수아 학생

“<그 많던 싱아는 누가 다 먹었을까> 작가 박완서도 개성 인근 시골 박적골에서 살다가 일곱 살 무렵 서울로 올라왔을 때의 기억을 고백한다.

현저동 46번지. 서울살이를 시작한 곳이면서도 결국 서울 사람으로서 거듭나지 못했던 곳. 완전한 서울 사람도, 그렇다고 더 이상 박적골 시골 소녀도 아닌 그 애매한 위치에서 그녀는 유년기를 보냈다.

그녀의 문장들에서 나는 ‘우리’가 보인다고 느꼈다. 하노이에 사는 한국인들. 우리는 언제부터인가 베트남에서도, 한국에서도 외국인 취급을 받는 오묘한 위치에 놓여 있다. 서울과 박적골 사이 이방인이 된 그녀처럼 말이다.”

— 윤수아 학생의 독후에세이 〈한국과 베트남 그 사이에서 나의 싱아는 어디있을까?〉 중에서 —

윤수아 학생의 추천 도서

[하노이 틴스] “나의 싱아는 오토바이” 독후 에세이 최우수상 윤수아 학생

알베르 카뮈 『이방인』

우리 사회가 바라는 도덕적인 인간상은 무엇인지 고민해 볼 수 있는 책으로 꼽았다. 윤 학생은 이 책을 읽고, 사회가 요구하는 도덕성과 다르게 행동했던 경험을 떠올리며 그것이 정말 비난받아 마땅한 일이었는지 돌아보게 됐다고 했다.

강지나 『가난한 아이들은 어떻게 어른이 되는가』

빈곤 가정에서 자란 청소년들을 10여 년간 만나 기록한 책이다. 멀게만 느꼈던 사회 문제가 사실 우리와 얼마나 가까이 맞닿아 있는지 일깨워 준다고 소개했다.

제인 오스틴 『오만과 편견』

두꺼운 책이지만 “그 시대에 이런 소설을 쓸 수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게 하는 완성도 높은 소설이라며 꼭 읽어 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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