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 한인회·투명 회계·365 헬프데스크로 한인사회 연결
1992년 여름, 처음 하노이에 발을 디딘 한 교민이 30여 년의 시간을 건너 한인사회의 대표로 섰다. 제16대 하노이 한인회 회장으로 당선된 양모세 회장은 “그동안 받아온 도움과 신뢰를 다시 공동체에 돌려주는 선택”이라고 말한다. 기쁨과 영광보다 책임감의 무게가 먼저 다가온다는 그는, 한인회를 특정 인물이나 일부의 조직이 아닌 ‘모든 동포의 삶을 연결하는 공적 플랫폼’으로 열어 나가겠다는 방향을 제시했다.
해외 생활의 불확실성과 위기는 예고 없이 찾아온다. 사고와 질병, 비자와 노무 문제, 자녀 교육과 사업의 애로까지, 교민들의 일상에는 늘 해결이 필요한 과제가 놓여 있다. 양 회장은 이런 순간에 가장 먼저 떠오르고, 망설임 없이 문을 두드릴 수 있는 곳이 바로 한인회여야 한다고 강조한다. 누군가의 경험이 또 다른 누군가의 해법이 되고, 개인의 삶이 자연스럽게 연결되는 구조, 그가 구상하는 하노이 한인회의 모습이다.
이를 위해 그는 ‘열린 회원제’, ‘투명 회계 100%’, ‘찾아가는 민원상담데스크’, ‘365 교민 헬프데스크’, ‘하노이 첫 30일 정착 프로그램’ 등 실천 중심의 공약을 내놓았다. 양회장은 “한인회가 정말 고맙다는 말을 듣는 조직, 회원이라는 사실이 자랑이 되는 공동체를 만들고 싶다”고 말한다. 그는 이런 마인드로 33년을 한결 같이 봉사해왔다. 한인회 사무국장에서 부회장을 거쳐온 그의 행로는 제16대 양모세호의 출범과 함께 봉사의 완성이라는 인생 여정에 들었다. /이산 기자

먼저 제16대 하노이한인회장 당선을 축하드립니다. 지난 30여 년간 동포사회와 한인회에서 봉사해 왔습니다. 소감과 함께 간략한 본인 소개부터 청하겠습니다.
안녕하세요! 제16대 하노이 한인회 회장으로 당선된 양모세입니다. 먼저 어려운 발걸음 하시어 직접 투표에 참여해주신 하노이 한인 여러분들과 한인회 이사님들께 깊이 감사를 드립니다.
저는 1992년 7월 5일 하노이에 첫발을 디딘 후, 인생의 절반에 가까운 30여년을 하노이 사람으로 살아왔습니다. 그간 대형 물류기업의 베트남 지사장으로, 다시 하노이 기반 물류기업 모임인 물류협회 초대회장과 고문으로 활동해오면서 꾸준히 한인회 봉사활동을 해왔습니다. 그런데 돌이켜보니 오히려 제가 한인회로부터 받은 것이 더 많았더라고요. 여러 하노이 선배님들의 도움으로 제 사업을 일으켰고, 또 주변 분들과 후배님들 덕분에 사업을 정착시키고 키워 나갈 수 있었으니까요.
제가 이번 16대 한인회장 선거에 출마한 이유도 지난 30여 년 동안 제가 받았던 이 따뜻한 사랑을 다시 하노이 한인사회에 돌려드리고 싶다는 마음이 컸습니다. 이렇게 당선이 되고 보니 기쁘고 영광스럽기도 하지만, 책임감에 부담이 많이 되기도 합니다.
공약을 통해 “동포사회 모두의 삶을 연결하는 플랫폼”이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인터뷰를 통해 보다 자세한 소개 바랍니다.
이번 제16대 한인회는 세대와 직업, 체류 형태를 넘어서는 ‘모두가 주인인 한인회’를 지향합니다. 한인회는 일부 사람들이 활동하는 조직이 아니라, 하노이 모든 동포들의 삶을 연결하고 지켜주는 공적인 플랫폼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해외 생활에서는 낯선 환경 속에서 사고와 질병, 자녀 교육, 비자와 사업 문제 등 예기치 못한 어려움이 반복적으로 발생합니다. 그런 순간에 가장 먼저 떠오르고 망설임 없이 찾을 수 있는 곳, 누군가의 경험이 다른 누군가의 해법이 되는 연결의 공간이 바로 하노이 한인회가 되길 바랍니다.
이 같은 비전에 공감해 주신 분들과 오랜 시간 논의를 거쳐 ‘열린 한인회, 동행하는 한인회, 대변하는 한인회’라는 슬로건 아래 8가지 실천 공약을 마련했습니다. 첫 번째는 ‘열린 회원제’ 도입입니다. SNS 실명 인증만으로 간편하게 가입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해, 24개월 내 회원 1만 명 확보를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이와 함께 회계를 월별로 공개하는 ‘투명 회계 100% 제도’를 도입해 불필요한 오해를 없애고, 모든 교민이 신뢰할 수 있는 한인회를 만들고자 합니다. 예산 집행과 운영 전반을 투명하게 공개함으로써 책임성과 신뢰를 동시에 높이겠습니다.
한인회 접근이 어려운 외곽 지역 교민들을 위해 직접 찾아가 상담과 민원 해결, 정보 제공을 지원하는 ‘찾아가는 민원상담데스크’도 운영할 계획입니다. 또한 상시 대응 창구 부재로 긴급 상황에서 어려움을 겪었던 문제를 보완하기 위해 ‘365 교민 헬프데스크’를 구축하고, 신규 교민의 안정적 정착을 돕는 ‘하노이 첫 30일 프로그램’을 통해 비자·주거·금융·의료·자녀 교육 등 필수 정보를 체계적으로 제공할 예정입니다. 베트남 최대 규모의 한인 조직으로서 교민의 목소리를 대변하는 역할도 강화하겠습니다. ‘교민 정책 연구위원회’를 통해 외국인 정책 개선과 협력 방안을 모색하고, 긴급 상황에서 원활한 소통을 돕기 위한 ‘한인회 통역 봉사단 100명 양성’도 추진하겠습니다. 마지막으로 한인회 사무실 내 ‘지자체 홍보관’을 설치해 한국 지방자치단체의 교류와 수출을 지원하고, 이를 통해 한인회 재정의 지속 가능성도 함께 강화해 나갈 계획입니다.

온라인 가입 시스템 도입, 회원 1만 명 목표 등 매우 공격적인 확대 전략을 제시했습니다.
회원들에게는 어떤 서비스가 제공되는지요?
앞서 말씀드렸던 대로 ‘열린 회원제’는 카카오톡이나 구글 등을 이용해 실명 인증만 하면 간편하게 가입할 수 있는 오픈 멤버십 시스템으로 운영될 예정입니다. 목표대로 24개월 이내 1만명을 모으기 위해서 저희들도 다양한 혜택들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온라인 회원이 되시면 한인회 주요 정보와 비상 대응 연락망 등을 공유해드립니다. 또한 생활, 교육, 비자, 노무, 병원 등 다양한 정보를 한 곳에서 받아 보실 수 있습니다.
하지만 멤버십의 가장 큰 혜택은 아무래도 협력사 할인이 될 것입니다. 한인회 도서실 회원, 문화센터, 하노이 초기 정작 지원 세미나 등 기본적으로 한인회 주관 프로그램을 이용하실 때 할인을 받으실 수 있고요, 식당, 쇼핑, 호텔을 비롯해서 전문가 상담 서비스, 문화체육 관련 서비스 등 보다 다양한 협력업체를 발굴하여 지속적으로 확대해 나갈 것입니다. 분명한 것은 우리 회원수가 커지면 커질수록 할인이나 혜택이 늘어날 수밖에 없지요. 이 ‘열린 회원제’가 잘 정착되면 소정의 월회비를 내는 시스템으로 바꿀 예정이며, 현재 관련 업계 이사님들과 회원 전용 애플리케이션 개발을 논의 중에 있습니다.
이미 몇몇 한국 기업들은 10%대의 할인을 약속하셨습니다. 나아가서는 더 큰 할인율과 선착순 할인 이벤트 등 큰 혜택을 주는 ‘공적 플랫폼’이 되는 날을 기대해봅니다.
하노이 ‘첫 30일’ 정착 프로그램으로 신규 교민을 위한 ‘정기 세미나 + 가이드북 + 웰컴 키트’ 모델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좀 더 자세한 설명 부탁드립니다.
요즘은 인터넷을 통해 나름 조사해보고 들어오시는 분들이 많지만, 실제 베트남의 생활은 많이 다르지요. 이 때문에 철저한 준비에도 불구하고 초기 정착 과정에서 어려움을 겪으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또한 한인 사회와 공식적인 연결점이 없어 개인의 생활이 고립되고, 이것은 정보의 고립으로 이어지기도 합니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하노이 첫 30일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있습니다. 실제 전문가의 초청하여 강의와 실전사례를 공유하고 질의응답 기회도 제공합니다. 실제 은행 관계자의 통장 개설하는 법을, 부동산 전문업체의 거주하기 좋은 곳과 임대 계약하는 법 등 비자, 주거, 자녀 교육, 의료, 금융, 생활 문화 등 이주 초기 꼭 알아야 할 정보를 중심으로 하는 정기 세미나를 열 계획입니다. 모든 강의 내용은 요약 정리해서 초기 정착 가이드북으로 만들어 배포도 할 생각입니다. 이 가이드북과 함께 유용한 생활정보나 할인쿠폰 등을 담은 ‘웰컴 키트’도 개발해볼 예정입니다. 이런 과정을 거친 분들은 한인회에 대한 믿음을 갖게 되고 한인회 ‘회원’으로 자연스레 유입될 것으로 보입니다. 처음에는 분기별로 진행해보고, 반응이 좋다면 프로그램을 상시적으로 운영하겠습니다.
오랜 기간 봉사해 오며 인상적이었던 일은 무엇입니까?
한인회의 이사로 봉사를 거의 20년째 해오고 있습니다만, 가장 기억에 남는 일은 아무래도 2020년의 코로나 팬데믹 시즌이었습니다. 우리 한인들이 가장 힘들어하고 어려워하던 때가 아닌가 생각합니다. 본국에서는 쉽게 맞을 수 있는 백신을 베트남에서는 전혀 구할 수가 없었습니다. 당시 윤상호 회장님이 백방으로 뛰셔서 결국 한인들이 백신을 맞을 수 있도록 도왔었습니다.
하필이면 설날 연휴 끝난 일주일 만에 비행기가 셧다운 되는 바람에 한국에서 방학을 보내고 있던 가족들이 베트남으로 돌아오지 못해 이산가족이 되었지요. 정말 많은 분들이 베트남에 들어갈 수 있게 한인회가 도와달라고 요청하셨습니다. 이 상황을 해결하기 위해 대사관과 함께 베트남 보건부, 출입국부서, 경찰서, 교통국 등 7개 부서를 일일이 찾아다니며 ‘특별입국’을 만들어냈습니다. 특별입국 이후에도 우리 한인들이 2주의 격리 기간을 잘 견뎌낼 수 있도록 생수를 비롯해 김치, 컵라면, 영양제, 주전부리를 담은 한인회 구호품 패키지를 만들어 전달하기도 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한인들이 정말 기뻐하며 감사하다고 말씀해 주셨어요. 격리를 끝내신 분들이 직접 만든 감사패를 저희에게 전달해 주셨을 때는 감동으로 정말 울컥했습니다. 저뿐만 아니라 한인회에서 봉사하셨던 모든 분들이 가장 큰 보람을 느끼셨던 때가 아닐까 합니다.

“제16대 하노이 한인회” 임기 동안 반드시 이루고 싶은 사업이 있다면 소개해 주시죠.
제 임기 내에 반드시 해내고 싶은 사업은 ‘열린 회원제’ 1만명을 확보하는 것입니다. 우리 한인회가 하노이 한인들을 위한 ‘공적 플랫폼’으로 발전하기 위한 기반이 될 것입니다.

그 외, 지면을 통해 하고 싶은 말씀
우리 하노이 한인회는 ‘세계에서 가장 우수한 한인회’ 상을 두 번 수상했습니다. 2017년과 2025년인데요, 이렇게 아름다운 전통을 제16대 한인회도 잘 이어가고 싶습니다. 저는 코로나 팬데믹 기간 동안 한인회의 활동에 대해 칭찬과 고마움을 표현하셨던 우리 한인들의 눈빛을 기억합니다. 어려운 상황 속에서 정말 필요한 일들을 해드렸기 때문이었지요.
그때처럼 한인 여러분의 의견을 늘 귀 기울여 듣고, 정말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고민하겠습니다. 예를 들면 체육대회를 통해 가족들이 모여 다 함께 웃을 수 있는 기회를 드리고, 다양한 문화활동으로 하노이의 삶을 풍요롭게 해드리는 그런 한인회가 되겠습니다. 그래서 우리 한인들이 마음 속에 한인회를 떠올리면, ‘참 고마운 한인회’라고 느끼신다면 좋겠습니다. ‘한인회가 이런 것까지 해주는구나. 한인회 회원인 게 참 좋다’라고 느끼신다면 그보다 더 큰 보람이 없겠지요.
저를 비롯해 16대 한인회 임원진들은 이 각오로 열심히 일하겠습니다. 하노이 한인 여러분들의 든든한 지지와 응원을 부탁드리겠습니다.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