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쯔엉 빅 투이 인턴기자
최근 몇 년간 베트남 공포 영화는 풍부한 민간신앙과 지역 설화를 소재로 삼으며 독자적인 영역을 구축해 나가고 있다. 메콩(Mê Kông)강 유역의 물귀신 ‘마야(Ma Da)’, 지옥마을 전설 속 ‘인골주(人骨酒)’ 비술, 일상적인 가위눌림 현상까지. 작품마다 베트남 사람들의 삶 속에 깊이 뿌리내린 토속 신앙과 영적인 이야기에서 영감을 얻어 탄생했다. 이들 작품은 단순히 시각적 공포를 선사하는 데 그치지 않고, 죽음과 업보(業報), 눈에 보이지 않는 영혼의 세계를 바라보는 베트남인들의 세계관을 자연스럽게 투영하며 하나의 문화적 거울 역할을 하고 있다.
베트남 현지에서 큰 흥행을 거둔 것은 물론, 해외 시장에서도 주목받으며 세계 영화계에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는 대표적인 베트남 공포 영화 네 편을 소개한다.

1. 마야 (MA DA / The Drowning Spirit)
물속에서 들려오는 부름, 베트남판 물귀신 전설

- 감독 : 응우옌 후우 호앙(Nguyễn Hữu Hoàng)
- 장르 : 공포
- 상영 시간 : 95분
- 주연 : 비엣 흐엉(Việt Hương), 자 쭉(Dạ Chúc), 쭝 전(Trung Dân)
- 시청 정보 : 넷플릭스 (영어 자막 제공)
베트남 남부 메콩강 삼각주 지역에는 ‘마야’라 불리는 원혼의 전설이 내려온다. 물에 빠져 죽은 영혼이 저승으로 가지 못하고, 자신을 대신해 다른 이를 물속으로 끌어들여야만(thế mạng) 환생할 수 있다는 믿음이다. 강과 수로를 삶의 터전으로 삼는 남부 주민들의 생활 양식과 밀접하게 맞닿아 있는 민간신앙이다.
영화 <마야>는 강에서 시신을 건져 올려 유족에게 돌려보내는 일을 하는 여인 ‘레(비엣 흐엉 분)’의 이야기를 통해 이 전설을 그려낸다. 평생 시신을 다루며 귀신의 존재를 믿지 않았던 그녀였으나, 어린 딸 ‘늉(자 쭉 분)’이 강가에서 기이한 인형을 주운 뒤 실종되자 삶이 송두리째 뒤바뀐다. 딸을 구하기 위해 다시 강으로 뛰어든 레는 물속의 원혼 마야와 생사를 건 사투를 벌인다.

<마야>는 한국에서 개봉된 베트남 영화 중 역대 최고 흥행 기록을 세운 작품이다. 영화 <파묘>의 장재현 감독이 주연 배우 비엣 흐엉의 밀도 높은 연기를 극찬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베트남 남부 특유의 습한 대기와 이국적인 풍광은 관객들에게 독특한 영화적 경험을 선사한다.
현실 속의 시신 인양업
영화 <마야>의 흥미로운 지점은 실존하는 직업인 ‘시신 인양(Body recovery)’을 소재로 삼았다는 점이다. 메콩강 유역에는 익사하거나 실종된 시신을 찾아 가족에게 인도하는 이들이 실제로 존재한다. 민간에서는 이를 ‘덕을 쌓는(tích đức)’ 숭고한 일로 여기지만, 한편으로는 죽은 자의 음기와 맞닿아 영적인 위험이 따르는 일로 보기도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