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 한국과 베트남이 포괄적 전략 동반자 관계로 발전하면서 국방·안보 분야의 중요성도 한층 높아졌는데요, 앞으로 양국 군사·안보 협력이 나아가야 할 방향과 해결해야 할 핵심 과제는 무엇이라고 보시는지 궁금합니다.
한국과 베트남은 이제 단순한 협력국이 아니라 미래를 함께 설계하는 포괄적 전략 동반자입니다.
앞으로는 해양안보, 방산, 군사교육, 사이버안보, 평화유지활동(PKO), 인도적 재난구호(HADR) 등 다양한 분야에서 협력이 더욱 확대되어야 합니다.
청해부대 파병에서 직접 경험했듯, 해양안보는 어느 한 나라만의 문제가 아니라 국제사회가 함께 해결해야 할 과제입니다. 이러한 경험을 바탕으로 양국도 해양안보와 수색·구조, 해양재난 대응, 군수지원, 해군 교육훈련 등 실질적인 협력을 더욱 확대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무엇보다 미래를 이끌어 갈 장교와 생도들이 서로 배우고 함께 성장할 수 있는 교육협력은 양국 관계를 더욱 굳건하게 만드는 가장 중요한 투자라고 생각합니다.

6. 국방무관 역할뿐만 아니라 올해 주베트남 외국군 무관단(MACV) 단장이라는 중책까지 겸임하고 계신 것으로 들었습니다. 세계 각국 무관단을 대표하는 단장을 맡게 되신 배경과 함께, 이 자리가 갖는 의미와 실제 수행하고 계신 역할을 들려주십시오.
올해 저는 주베트남 외국군 무관단(Military Attaché Corps Vietnam, MACV) 단장을 맡고 있습니다. 이는 개인적으로도 매우 뜻깊은 일이지만, 무엇보다 대한민국 군이 국제사회에서 쌓아온 신뢰와 위상을 보여주는 결과라고 생각합니다.
현재 베트남에는 약 60명의 외국군 무관이 활동하고 있으며, 저는 이들을 대표하여 베트남 국방부와 각국 무관단 간의 소통과 협력을 조율하는 역할을 수행하고 있습니다. 각국의 이해관계와 문화는 서로 다르지만, 군인이라는 공통의 가치 아래 상호 존중과 신뢰를 바탕으로 협력할 수 있도록 가교 역할을 하는 것이 저의 가장 중요한 임무입니다.
MACV는 단순한 친목단체가 아니라 국제 군사외교의 중요한 플랫폼입니다. 정기회의와 세미나, 국방 관련 행사, 친선 스포츠 활동, 문화교류 등을 통해 각국 무관들이 서로 이해를 넓히고, 베트남 국방부와도 긴밀히 소통할 수 있도록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저는 이러한 네트워크가 대한민국에도 새로운 기회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국방외교는 군만의 영역이 아닙니다. 민·관·군이 함께 협력할 때 더 큰 시너지를 만들 수 있으며, 대한민국의 국제적 위상도 한층 높아질 것이라고 믿습니다.
7. 국방외교에서 문화와 스포츠, 민간교류는 어떤 의미를 갖고 있다고 생각하십니까? 골프와 축구, 문화공연 등을 통해 각국 무관들과 활발히 교류해 오신 것으로 아는데, 이러한 소프트파워 외교가 실제로 어떤 효과를 만들어내고 있는지도 궁금합니다.
국방외교는 회의실에서만 이루어지는 것이 아닙니다.
국가 간 신뢰는 결국 사람과 사람의 관계에서 시작됩니다. 공식회의에서는 나누기 어려운 이야기들도 문화와 스포츠를 통해 자연스럽게 이어지는 경우를 많이 경험했습니다. 저 역시 골프, 축구, 문화공연, 한국 음식 소개, K-컬처 행사 등 다양한 교류를 통해 각국 무관들과 우정을 쌓아 왔습니다.
최근 베트남에서는 K-팝, K-드라마, 한식 등 한국 문화에 대한 관심이 매우 높습니다. 이러한 문화적 친밀감은 국방 분야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상대방을 이해하고 존중하는 마음이 쌓일수록 국방협력도 더욱 견고해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또한 저는 교민사회가 이러한 민간외교의 가장 중요한 주체라고 생각합니다. 베트남 곳곳에서 성실하게 활동하고 있는 우리 기업인과 교민 여러분이야말로 대한민국의 이미지를 만들어 가는 민간 외교관입니다.
8. 베트남은 동남아시아에서 가장 역동적으로 성장하는 국가로 꼽히며 인도·태평양 지역의 평화와 안정에도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국방무관의 시각에서 바라보는 베트남의 전략적 가치는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베트남은 동남아시아에서 가장 역동적으로 성장하고 있는 국가 가운데 하나이며, 인도·태평양 지역의 평화와 안정에 중요한 역할을 수행하는 국가입니다. 한국과 베트남은 1992년 수교 이후 눈부신 발전을 이루어 왔으며, 2022년에는 ‘포괄적 전략 동반자 관계’로 격상되었습니다. 경제협력뿐 아니라 국방과 안보 분야에서도 협력의 폭이 지속적으로 확대되고 있습니다.
국방무관으로 근무하면서 저는 베트남 국방부 대외협력국, 총참모부, 해군, 방공공군, 방산총국, 정보총국 등 주요 기관과 긴밀하게 협력해 왔습니다. 이러한 협력은 단순히 현재의 사업을 위한 것이 아니라 앞으로 10년, 20년 후에도 지속될 신뢰를 만들어 가는 과정이라고 생각합니다. 앞으로 양국은 해양안보, 사이버안보, 방위산업, 군사교육, 평화유지활동(PKO), 인도적 재난구호(HADR) 등 다양한 분야에서 더욱 긴밀한 전략적 협력관계를 구축하게 될 것으로 기대합니다.
9. 앞서 말씀하신 ‘주베트남 한국 방산협의회’가 무관님의 직접적인 제안과 구상에서 시작되었다고 들었습니다. 이 협의회를 처음 구상하게 되신 계기와 함께, 앞으로 우리 방산 기업들의 현지 진출과 한·베 방산협력에서 어떤 핵심 역할을 하게 될 것으로 기대하시나요?
최근 저는 뜻을 함께하는 우리 방산기업들과 함께 주베트남 한국 방산협의회를 출범시켰습니다. 그동안 기업들은 개별적으로 활동하면서 정보를 공유하거나 공동 대응하는 데 한계가 있었습니다. 그러나 이제는 협의회를 중심으로 기업 간 협력은 물론, 정부기관과의 소통도 더욱 체계적으로 이루어질 것으로 기대합니다. 특히 베트남은 국방산업 현대화를 적극 추진하고 있으며, 한국은 우수한 기술력과 가격 경쟁력, 신속한 후속지원 능력을 갖춘 매우 신뢰받는 협력국입니다.
앞으로는 단순한 장비 수출을 넘어 기술협력, 공동개발, 유지·보수(MRO), 인력양성, 방산기술 교류 등 장기적인 협력으로 발전해 나가야 합니다. 또한 군사교육 분야에서도 장교와 생도 교류, 국방대학교 및 각 군 교육기관 간 협력, 전문인력 양성 프로그램 등을 더욱 확대하여 미래 세대를 함께 준비하는 협력체계를 구축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방산협의회가 이러한 미래 협력의 중심 플랫폼으로 성장하기를 기대하고 있습니다.
10. 국방·안보 분야의 협력은 베트남 교민 사회의 안전과도 직결되어 있습니다. 남은 임기 동안 꼭 이루고 싶으신 국방무관으로서의 목표와 함께, 〈한인소식〉 독자 및 베트남 교민 사회에 전하고 싶으신 메시지가 있다면 부탁드립니다.
베트남은 이제 대한민국에게 가장 중요한 전략적 동반자 가운데 하나입니다. 오늘날 양국 관계는 경제를 넘어 국방, 방산, 문화, 교육, 과학기술 등 거의 모든 분야에서 협력이 확대되고 있으며, 그 중심에는 언제나 우리 교민 여러분의 땀과 노력이 있었습니다. 저는 국방무관으로 근무하면서 교민 여러분께서 보여주신 대한민국에 대한 자부심과 베트남 사회에 대한 존중을 가까이에서 많이 느꼈습니다. 그러한 모습 하나하나가 대한민국의 국가 이미지를 높이고, 양국 관계를 더욱 발전시키는 소중한 자산이라고 생각합니다.
앞으로도 주베트남 대한민국대사관 국방무관부는 우리 교민사회와 함께하겠습니다. 특히 방산기업, 대학, 연구기관, 공공기관 등에서 베트남 또는 주베트남 외국군 무관단(MACV)과의 교류를 희망하는 경우에는 언제든지 국방무관부를 찾아주시기 바랍니다. 가능한 범위 내에서 새로운 협력의 기회를 만들고, 대한민국의 국제 네트워크를 넓히는 데 적극적인 가교 역할을 하겠습니다.
끝으로 저는 국방외교를 ‘무기를 판매하는 일’이 아니라 ‘신뢰를 쌓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신뢰는 하루아침에 만들어지지 않습니다. 사람과 사람의 만남에서 시작되고, 군과 군의 협력으로 이어지며, 결국 국가와 국가의 미래를 연결합니다.
저는 남은 임기 동안 대한민국과 베트남을 잇는 신뢰의 가교가 되어 양국 국방협력이 미래 세대까지 이어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