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 정보 나누던 지인 모임이 여러 종목 교민 170명의 카카오톡 커뮤니티로 성장
‘건강원’이라는 이름을 들으면 떠오르는 풍경이 있다. 약탕기에서 김이 오르고, 가게 앞에 칡즙·흑염소 간판, 한약 냄새 풍기는 사장님이 “이거 한 봉지면 기운이 솟아요”하는 그런 곳. 그런데 하노이의 ‘건강원’에 가보니 약탕기는 없고 허연 단백질 셰이크를 마시는, 구릿빛 팔뚝의 사나이들과 필라테스·요가로 다져진 회원들이 기다리고 있었다.
하노이 교민 약 170명이 모인 카카오톡 운동 단톡방 ‘건강원’. 헬스, 크로스핏, 보디빌딩, 러닝, 필라테스, 테니스까지 종목이 다른 회원들이 매일 운동 기록을 올리고 식단과 운동법을 묻고 답한다. 방장 조승현 씨와 회원 8명을 만나 각자의 주력 운동과 운동을 시작한 계기를 들었다.
Group 1. 건강원의 원조 ‘헬린이’들
‘헬린이방’ 만들었다가 170명 방장 된 사람, 조승현 님

39세, 베트남 거주 10년 차, 주력 운동 : 헬스, 크로스핏, 격투기, 축구
주력 운동을 물었더니 네 가지가 나왔다. 하나만 고르라고 했으면 곤란했을 사람이다.
베트남에 오기 전부터 축구나 태권도 같은 운동을 즐겼는데, 하노이에 정착하고 헬스를 본격적으로 시작하면서 운동의 재미에 빠졌다. 웨이트트레이닝 외에도 크로스핏, 격투기 등 다양한 종목을 해보고 있다.
“건강원은 지인들이 삼삼오오 모여 같이 운동하며 건강을 챙기자는 뜻으로 시작했습니다. 처음에는 제가 헬스를 하다 보니 방 이름도 ‘헬린이’ 방이었죠. 그런데 규모가 커지면서 크로스핏, 보디빌딩, 러닝, 필라테스 등 다양한 운동을 하시는 분들이 들어오셨어요. 그래서 서로 더 넓게 교류하고 동기부여를 주자는 뜻에서 이름을 ‘건강원’으로 바꿨습니다.”
지인 몇 명으로 시작한 방은 어느새 170명이 됐다. 회원이 늘면서 방을 이끄는 책임감도 커졌지만, 함께 건강해지는 모습을 보면 늘 보람을 느낀다고.
통풍이 등 떠밀어 시작했는데 이젠 하루 두 번 출근, 공용우 님

40세, 베트남 거주 12년 차, 주력 운동 : 헬스, 웨이트 트레이닝
회사 출근은 하루 한 번, 헬스장 출근은 하루 두 번이다. 시작은 자발적이지 않았다.
베트남에 온 건 2014~2015년 무렵이다. 사업하던 아버지를 보러 왔다가 환경이 마음에 들어 정착했고, 현지에서 일자리를 구했다. 문제는 회사 생활이었다. 술자리가 잦았고, 원래 건강한 편이 아니던 몸은 결국 탈이 났다.
“회사 생활과 잦은 음주로 통풍까지 걸리며 건강이 많이 나빠졌습니다. ‘이제는 살기 위해 운동해야겠다’는 생각에 지인들과 ‘헬린이방’을 만든 것이 건강원의 시작이었죠.”
그 단톡방이 지금의 건강원이다. 건강 정보와 운동 팁을 주고받다 보니 건강이 돌아왔고, 운동량도 크게 늘었다. 늘어도 너무 늘었다. 지금은 점심과 저녁, 하루 두 번 헬스장에 간다. 일주일이면 10회 정도다.
본인도 좀 과하다는 건 인정한다. 그래도 얻는 게 훨씬 커서 만족한다. 술자리 때문에 몸이 상했던 사람이 이제는 헬스장에 너무 자주 가서 문제다. 물론 본인은 전혀 문제 삼지 않는다.
헬스장 휴무일? 그런 건 모른다, 유옥상 님

44세, 베트남 거주 7년 차, 주력 운동 : 웨이트 트레이닝
2018년 출장으로 처음 베트남에 왔고, 2020년부터 하노이에 살고 있다. 바벨을 다시 잡은 건 2022년 코로나 시기, 회사 안 헬스장에서였다. 코로나가 끝나자 집 바로 옆 캘리포니아 피트니스 앤 요가에 등록하며 운동을 일상으로 만들었다.
운동할 때는 거의 주 7일, 한 번에 2시간 반에서 3시간이다. 최근 3년은 중국 출장 등으로 쉬는 기간이 있었지만, 한 달 반 전부터 다시 헬스장에 간다. 돌아와서도 루틴은 그대로다.
“운동이 주는 가장 큰 효과는 단연 정신건강입니다. 매일 땀을 흘리고 나면 마음이 단단해집니다.” 하루 3시간씩 매일. 쉬는 동안 밀린 운동을 몰아서 하는 건 아닌지 묻지는 못했다.
Group2. 여기부터는 선수·코치 출신입니다!
보디빌딩 20년 차의 ‘1시간 컷’ 원칙, 박승홍 님

46세, 베트남 거주 9년 차(‘Navatan tanning studio’ 운영), 주력 운동 : 보디빌딩 (경력 20년)
중국에서 사업을 하다 사드 여파로 2018년 베트남에 왔고, 곧 코로나도 겪었다. 지금은 회사 일을 본업으로 하면서 부업으로 태닝숍 3곳을 운영한다. 위에서 말한 ‘구릿빛’의 공급처가 여기인지는 끝내 확인하지 못했다.
“원래 마르고 왜소한 체형이었는데, 30대 초반 보디빌딩 대회를 준비하며 몸을 만들면서 자존감이 크게 올라갔습니다. 운동 덕분에 좋은 기회도 많이 생겨서 지금까지 놓지 못하고 있죠.”
그가 꼽는 운동의 진짜 효과는 ‘멘탈 리셋’이다. “교회 다니는 분들이 예배로 마음을 털어낸다면, 운동하는 사람들은 운동 끝나고 샤워하면서 스트레스를 씻어냅니다.”
나이를 생각해 하루 1시간을 넘기지 않되 매일 한다. 사진 촬영 때 상의 탈의를 부탁하자 웃으며 손사래를 쳤다. “그런 건 적어도 한 달 전에 말해주셔야 시즌을 맞추죠. 지금은 완전 비시즌입니다.” 20년 차 보디빌더에게도 준비 기간은 필요한 법이다.
교민 자세 잡으러 온 전직 선수, 황성빈 님

40세, 베트남 거주 3년 차(‘H무브 피트니스’ 대표), 주력 운동 : 보디빌딩(전직 보디빌딩 선수)
처음엔 놀러 왔다. 운동 열정은 높은데 몸은 마른 베트남 사람들을 보고 ‘이분들 몸을 좀 키워드리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고, 선수 은퇴 후 아예 짐을 싸서 왔다. 그런데 계획이 바뀌었다.
“현지 헬스장에 갔다가 잘못된 자세로 다칠 위험을 안고 운동하는 교민분들을 봤습니다. 베트남 분들보다 우리 교민분들 몸부터 바르게 고쳐드려야겠다는 생각으로 PT숍을 열었습니다.”
지금은 PT숍을 헬스장으로 넓혀 운영 중이다. 몸이 달라지는 교민들을 볼 때 가장 보람을 느낀다고 한다. 베트남 사람들 몸 키우기는 잠시 뒤로 미뤄둔 셈이다.
“헬스만 하지 말고 크로스핏도” 영업 중인 코치, 최현우 님

28세, 베트남 거주 4년 차(‘크로스핏 84’ 코치), 주력 운동 : 크로스핏, 하이록스
건강원 최연소급 인터뷰다. 한마디로 하노이 운동인들을 위해 스카웃된 인물이다. 인터뷰 말미에 헬스하는 회원들을 향해 크로스핏 영업도 잊지 않았다.
“2017년부터 크로스핏을 해왔고, 2023년 코치로 하노이에 왔습니다. 크로스핏과 하이록스는 보여지는 몸보다 웨이트와 유산소를 결합해 전반적인 체력과 기능을 끌어올리는 운동입니다. 체력이 강해지면 삶을 대하는 태도도 적극적으로 바뀝니다. 헬스를 하시는 분들도 크로스핏을 꼭 한번 경험해 보셨으면 좋겠습니다.”
![[동호회 소개] 하노이 교민 170명 모인 운동 오픈채팅방 ‘건강원’](https://i0.wp.com/hanoikoreannews.com/wp-content/uploads/2026/10/club-hanoi-korean-fitness-open-chat-geongangwon-8.jpg?resize=696%2C144&ssl=1)
Group3. 바벨만 있는 건 아닙니다
거울 한 번 보고 시작한 필라테스·테니스, 김예나 님

34세, 베트남 거주 20년 차, 주력 운동 : 피트니스, 요가
건강원 대문 사진의 주인공, 하노이 생활 20년 차다. 이번 인터뷰이 중 베트남 경력이 가장 길다. “학창 시절 진로 고민과 스트레스로 체중이 80kg까지 늘었던 적이 있습니다. 만 19세에 처음 헬스장에 등록해 근육 하나하나에 집중하며 내 몸을 공부하기 시작했죠.”
웨이트와 요가를 함께 할 때 몸과 마음이 가장 건강하다고 느낀다. 운동은 다른 사람 시선에서 벗어나 제 호흡에만 집중하는 시간이라는 것이 그녀의 지론.
건강원 간판 회원은 80kg에서 시작했다, Shandra 님

호치민 거주자, 주력 운동 : 필라테스, 테니스
“미국과 상하이에서 지내다 코로나 시기에 체중이 많이 늘었습니다. 거울 속 모습에 충격을 받았고, ‘건강원’ 모임에서 동기부여를 받아 운동을 시작했죠.”
필라테스로 코어와 자세를 잡고, 테니스로 유산소와 순발력을 기른다. 운동을 시작한 뒤 하루를 계획대로 움직이는 습관이 생겼고, 자존감도 높아졌다고.
군 마라톤 표창 출신, 야근해도 달린다, 이선용 님

30대, 베트남 거주 7년 차, 주력 운동 : 러닝, 마라톤
이 사람에게 필요한 장비는 운동화 한 켤레다. 야근을 해도, 날이 추워도 신는다.
“학창 시절부터 달리기를 좋아해 군 시절 마라톤 표창을 받기도 했습니다. 해외 직장 생활의 지루함을 달래려고 러닝을 다시 시작했고, 추운 날이나 야근 후에도 운동화를 신었죠.”
그는 러닝은 노력한 만큼 정직한 결과가 나오는 운동이라고 말한다.
“위험하더라도 길거리 풍경을 보며 달리면 머릿속 근심이 사라집니다. 운동화 한 켤레만 있으면 언제든 할 수 있는 스트레스 해소법입니다.”
![[동호회 소개] 하노이 교민 170명 모인 운동 오픈채팅방 ‘건강원’](https://i0.wp.com/hanoikoreannews.com/wp-content/uploads/2026/10/club-hanoi-korean-fitness-open-chat-geongangwon-12.jpg?resize=696%2C144&ssl=1)
약탕기는 끝내 보지 못했다. 대신 질문이 하나 남았다. 하루 두 번 헬스장에 가는 사람, 야근 끝나고도 운동화를 신는 사람 앞에서 우리는 오늘 몇 걸음이나 걸었나. 신발장에서 당신의 운동화가 기다린다.
카카오톡 오픈채팅 ‘건강원’ 가입 방법
카카오톡 오픈채팅 검색창에서 ‘건강원’을 검색 → 오픈채팅 ‘베트남 하노이 건강원’ 선택 → 방 소개글에 표기된 비밀번호 확인 → ‘오픈채팅 참여하기’ 터치 후 비밀번호 입력하면 입장 완료!
운동 초보를 위한 ‘건강원’ 200% 활용법
- 오늘 운동을 공유한다 – 무엇을 했든 매일의 운동 일상을 공유하는 것이 이 방의 기본이다.
- 모르는 것은 주저 없이 묻는다 – 식단이든 운동법이든 질문을 올리면 분야별로 경험 많은 회원들이 바로 답을 단다.
- 부상을 입었다면 팀 닥터를 찾는다 – 운동 중 부상을 입었을 때 응급 처치와 대처법을 안내해 주는 회원이 있다.
- 다양한 운동 종목을 넘나든다 – 헬스, 크로스핏, 보디빌딩, 러닝, 필라테스, 테니스까지 종목이 다양하다. 크로스핏 코치는 이미 영업 중이다.
- 매너와 온기가 넘치는 클린 단톡방 – 방장 말로는 몸이 건강하니 마음도 건강해서, 170명이 모인 방에 이렇다 할 사건 사고가 없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