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혁명에서 바딘광장의 선언까지, 베트남에 새겨진 하루
글 쩐 꾸억 황 인턴 기자/정리 편집국
매년 9월 2일, 베트남 전역은 금성홍기로 물든다. 하노이 거주 외국인들도 이날만큼은 관공서 휴무와 거리의 축제 분위기로 특별한 하루임을 체감하게 된다. 하지만 정작 이 날이 어떤 역사를 품고 있는지 아는 이는 많지 않다. 1945년, 프랑스와 일본의 이중 지배 속에서 143년간 이어온 왕정이 무너지고, 호찌민 주석이 바딘광장에서 새로운 나라의 탄생을 선언했다. 이번 호에서는 9월 2일 독립기념일에 얽힌 역사와 오늘날의 의미를 살펴본다.
9월 2일의 역사적 배경과 독립선언
8월 혁명, 그리고 왕정의 종식
1945년 3월 일본군은 ‘메이호 작전’으로 베트남 내 프랑스 세력을 무력화했다. 바오다이(Bảo Đại) 황제는 베트남 제국을 선포했으나 실질적인 통치권은 일본에 귀속되어 있었다. 그해 8월 15일 제2차 세계대전 종전 및 일본의 항복 직후, 호찌민이 이끄는 베트민이 전국적인 봉기를 일으켜 8월 19일 하노이를 장악하며 8월 혁명을 성공으로 이끌었다. 8월 25일에는 바오다이 황제가 퇴위 의사를 밝히며 143년간 이어진 응우옌 왕조가 역사 속으로 사라지고 혁명정부가 수립되었다.

바딘광장의 목소리-독립선언문에 담긴 정신
1945년 9월 2일 하노이 바딘광장에서 호찌민 주석은 ‘베트남민주공화국’의 독립을 공식 선언했다. 독립선언문은 미국 독립선언서와 프랑스 인권선언의 “모든 인간은 평등하게 태어났다”는 구절을 인용해 프랑스 식민 지배의 부당함과 베트남 독립의 정당성을 세계에 알렸다. 이어 80년 식민 통치와 일본 점령기 동안의 고통을 명시하며 베트남이 완전한 자유와 독립을 누릴 권리를 선포했다. 베트남의 9월 2일 독립선언은 한국의 8월 15일 광복과 같은 해, 제2차 세계대전 종전과 일제 패망이라는 동일한 세계사적 흐름 속에서 탄생했다.
오늘날 하노이에서 만나는 9월 2일
9월 2일은 오늘날 베트남에서 법정 공휴일이자 국경일로 지정되어 있다. 도심 곳곳에는 금성홍기가 내걸리고, 곳곳에서 불꽃놀이와 각종 기념행사가 열린다. 특히 5년, 10년 단위로 찾아오는 정주년에는 미딩 국립경기장 등에서 대규모 열병식과 문화 공연이 펼쳐지기도 한다. 2026년은 독립선언 81주년이 되는 해로, 베트남 정부는 8월 29일부터 9월 2일까지 닷새간을 공식 연휴로 지정했다.
하노이에 거주하는 외국인들에게도 이 기간은 각별하다. 관공서와 은행이 문을 닫고, 도로 곳곳이 통제되는가 하면, 평소 조용하던 거리가 축제 분위기로 들썩인다. 처음 이 시기를 맞는 이들에게는 다소 낯설 수 있지만, 그 이면에는 베트남이라는 나라가 지나온 고단한 역사와, 그것을 기억하고 기리려는 오늘의 마음이 담겨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