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시로 교차되는 폭염과 폭우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그라운드에 들어서는 사람들이 있다. ‘야구를 사랑한다면 누구에게나 열려 있다’는 뜻으로 이름 지은 〈DOGS & BULLS〉 일명 ‘개나소나 야구단’이 그들이다. 2012년 창단 이래 14년여 세월 동안 구성원들은 계속 교체되었지만 여전히 뜨겁기만 한 그들의 열정을 들여다봤다.
듣는 순간 문턱이 확 낮아지는 이름, 개나소나 야구단
‘야구를 사랑한다면 누구나 환영한다’는 유쾌한 이름으로 출발한 〈DOGS & BULLS〉. 2012년 4월 이승철 초대 단장과 이상진 감독, 김낙훈 씨를 비롯한 7명의 마음 맞는 멤버들이 푸엉동 축구장 한쪽에 모이며 하노이 사회인야구의 첫발을 내디뎠다.
초창기에는 인원도 적고 장비도 부족해 하노이 대학팀 학생들과 서로 가르치고 배우며 회원들이 사비를 털어 장비를 하나씩 갖춰갔다. 이후 포스코, KBO 허구연 총재, 세인트폴 국제학교의 지원과 후원이 더해지면서 스플렌도라 부지에 하노이 유일의 야구 전용 구장인 ‘Dogs & Bulls Baseball Field(하노이 드림필드)’가 들어섰다.
전용 구장이 생긴 이후 호치민과 다낭 팀, 대학팀 초청대회와 한인회장배 야구대회까지 성공적으로 치러내며 하노이 야구는 큰 전환점을 맞이했다. 코로나19로 선수층이 줄고 후원이 감소하는 시련도 겪었지만, 박닌 한인 팀과 베트남 현지 팀들이 새로 생겨나며 하노이 야구의 맥은 계속 이어졌다.

치열한 ‘하노이 북부 리그’, 목표는 포스트시즌 우승
현재 〈DOGS & BULLS〉는 박닌 한인 팀, 베트남 현지 자생 팀들과 함께 ‘하노이 북부 야구리그’를 2년째 활발히 운영 중이다. 정규 리그 경기를 마치고 오는 9월 포스트시즌(준결승 및 결승전)을 앞두고 있으며, 이번 시즌 2위를 기록한 〈DOGS & BULLS〉는 우승을 목표로 전열을 다듬고 있다. 1위는 베트남 공안팀인 CAND A, 3위는 하노이 대학생 중심의 ARCHERS가 차지했다.

오늘날 〈DOGS & BULLS〉는 한인 동호회를 넘어 다국적 스포츠 공동체로 거듭났다. 교민과 베트남 선수, 쿠바, 미국 등 다양한 국적의 선수들이 같은 유니폼을 입고 뛰며, 아빠(타자)와 고3 아들(투수)이 마운드에서 맞대결을 펼치는 정겨운 풍경도 연출된다.
특히 초기부터 한인 단원들과 함께 땀 흘리고 야구를 배우며 성장한 베트남 청년들 중 다수가 현재 베트남 국가대표 선수로 발탁되어 활약하고 있다. 단순한 취미 동호회를 넘어 베트남 현지 야구 저변 확대와 국가대표 배출의 든든한 마중물 역할을 해낸 셈이다.
이렇듯 14년간 하노이 야구의 터전이었던 스플렌도라 구장이 부지 매각으로 철거 위기 상황이다. 베트남 국가대표까지 배출한 소중한 공간인 만큼, 하노이에서 야구의 맥이 이어질 수 있도록 교민 사회의 따뜻한 관심이 필요한 때다.

야구가 전하는 진짜 매력과 함께하는 즐거움
이성원 총무는 야구가 가진 가장 큰 가치로 ‘사람과 사람 사이의 신뢰와 우정’을 꼽는다.
“무엇보다 야구는 단순히 공을 던지고 치는 운동이 아닙니다. 함께 땀을 흘리고 서로를 격려하며 같은 목표를 향해 나아가는 과정에서 신뢰와 우정이 쌓이고, 평생 함께할 소중한 인연을 만들 수 있는 스포츠입니다. 직업과 나이, 국적이 달라도 같은 유니폼을 입고 하나의 팀으로 뛰는 순간 모두가 가족이 됩니다.”
달리기와 순발력, 근력을 키워 체력 향상과 스트레스 해소에 도움을 주는 야구. 앞으로 더 많은 교민과 베트남 사람들, 그리고 외국인들이 함께 어울려 건강도 지키고 소중한 인연을 만들어가며, 하노이에서 더욱 활기찬 야구 문화가 이어지길 기대해 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