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음식 이야기] 베트남 시장에서 찾은 다섯 가지 컬러푸드

spot_imgspot_img

오늘 밥상, 몇 가지 색깔이었나요?

글 쩐 꾸억 황 객원 기자

세계보건기구(WHO)와 미국 농무부(USDA)는 매일 5가지 색깔의 식품을 골고루 섭취할 것을 권고한다. 색깔마다 서로 다른 피토케미컬(Phytochemical), 즉 식물이 스스로를 보호하기 위해 만드는 생리 활성 물질이 각각 다른 방식으로 몸을 지키기 때문이다. 흥미로운 것은 베트남 밥상이 이 원칙을 수천 년 전부터 자연스럽게 실천해왔다는 점이다. 하노이 동쑤언 시장의 채소 좌판만 둘러봐도 붉은 걱, 노란 파파야, 초록 모닝글로리, 보라 자색마, 하얀 연근이 나란히 놓여 있다. 베트남 밥상이 이미 최고의 컬러푸드 식단이었던 셈이다.

붉은색 – 강력한 항산화, 심장을 지킨다

주요 식품: 걱(Gấc), 붉은 용과(Thanh long ruột đỏ)

붉은색 식품의 핵심 성분은 리코펜(Lycopene)이다. 강력한 항산화제로 심혈관 질환 위험을 낮추고 노화로 인한 피부 손상을 억제한다. 베트남을 대표하는 붉은색 식품은 단연 걱(Gấc)이다. 선명한 주홍빛 과육에는 리코펜이 토마토의 무려 70배나 함유되어 있으며, 베타카로틴과 비타민 E도 풍부해 면역력 증진에 탁월하다. 베트남인들은 이 과육을 찹쌀에 비벼 쏘이걱(Xôi Gấc)을 지어 명절과 잔치에 올려왔는데, 현대 과학이 그 오랜 지혜를 입증한 셈이다. 붉은 용과(Thanh long ruột đỏ) 역시 흰 용과보다 항산화 성분이 훨씬 풍부해 스무디로 즐기기 좋다.

[베트남 음식 이야기] 베트남 시장에서 찾은 다섯 가지 컬러푸드
[베트남 음식 이야기] 베트남 시장에서 찾은 다섯 가지 컬러푸드

노란색 – 소화를 돕는 열대의 선물

주요 식품: 파파야(Đu đủ), 망고(Xoài), 잭프루트(Mít), 스타프루트(Khế)

노란색·주황색 식품에는 소화 효소와 면역 강화 성분이 풍부하다. 파파야(Đu đủ)에 함유된 파파인(Papain)은 단백질을 분해해 소화를 돕고 위장 장애를 완화한다. 비타민 C는 오렌지의 3배 이상으로, 식후 한 조각의 시원한 파파야는 더운 베트남 오후 무거운 점심 식사 뒤 위를 편안하게 해준다.

망고(Xoài)는 얇게 썰어 소금, 고춧가루, 설탕에 찍어 먹는 방식이 현지식이다. 낯설지만 한 번 빠지면 헤어나오기 어려운 맛이다. 달콤함과 산뜻한 신맛, 은은한 매운맛의 조합. 망고에 함유된 망기페린(Mangiferin)은 항염증·항당뇨 효과도 지닌다. 잭프루트(Mít)와 스타프루트(Khế) 역시 베트남 특유의 노란색 과일로 항산화 성분이 풍부하다.

[베트남 음식 이야기] 베트남 시장에서 찾은 다섯 가지 컬러푸드
[베트남 음식 이야기] 베트남 시장에서 찾은 다섯 가지 컬러푸드

초록색 – 해독과 혈당 조절의 일등공신

주요 식품 : 모닝글로리(Rau muống), 여주(Mướp đắng), 수수 덩굴순(Ngọn su su)

마늘을 넣어 고소하게 볶은 모닝글로리(Rau muống) 한 접시. 길거리 밥집부터 가정식 밥상까지 어디서나 등장하는 베트남의 국민 반찬이다. 칼로리는 낮지만 식이섬유와 철분, 마그네슘이 풍부해 혈당 조절과 빈혈 예방에 효과적이다.

여주(Mướp đắng)는 처음에는 쓴맛이 강해 거부감이 들 수 있다. 그러나 두세 번 시도하다 보면 식사 후의 개운하고 탁 트인 감각을 알게 된다. 베트남 속담에 ‘쓴맛은 약의 맛’이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여주는 인슐린 유사 물질을 함유해 혈당 조절에 탁월한 ‘먹는 약’이다.

[베트남 음식 이야기] 베트남 시장에서 찾은 다섯 가지 컬러푸드
[베트남 음식 이야기] 베트남 시장에서 찾은 다섯 가지 컬러푸드

수수 덩굴순(Ngọn su su)은 한국인에게는 다소 생소하지만 베트남 북부 가정 밥상에 자주 오르는 소박한 채소다. 차요테(Su su) 덩굴의 어린순을 마늘에 볶으면 아삭하고 담백한 맛이 일품으로, 한국의 고구마 줄기 나물과 비슷한 개념이다. 비타민 C와 식이섬유가 풍부하다.

[베트남 음식 이야기] 베트남 시장에서 찾은 다섯 가지 컬러푸드

보라색 – 두뇌와 혈관을 살리는 색

주요 식품: 자색마(Khoai mỡ), 가지(Cà tím), 자색고구마(Khoai lang tím)

보라색 식품의 핵심은 안토시아닌(Anthocyanin)이다. 강력한 항산화 물질로 인지 기능 저하를 늦추고 혈압을 낮추며 혈관 건강을 지킨다. 자색마(Khoai mỡ)를 넣은 국은 연보랏빛의 부드러운 색감과 달큰한 맛이 특징이다. 한국의 자색고구마와 비슷한 느낌이라 한국인들에게도 친숙하게 다가온다. 가지(Cà tím)는 베트남 밥상에서 찜, 볶음, 조림 등 다양한 방식으로 활용되며, 자색고구마(Khoai lang tím)는 길거리 군고구마로도 즐겨 먹는 베트남 특유의 보라색 식품이다.

[베트남 음식 이야기] 베트남 시장에서 찾은 다섯 가지 컬러푸드
[베트남 음식 이야기] 베트남 시장에서 찾은 다섯 가지 컬러푸드

흰색 – 소박하지만 빠질 수 없는 기본기

주요 식품: 숙주나물(Giá đỗ), 연근(Ngó sen), 바나나 꽃(Hoa chuối), 죽순(Măng)

화려하지 않지만 베트남 요리 어디에나 있다. 숙주나물(Giá đỗ)은 쌀국수 한 그릇에 빠지지 않는 필수 재료로 식이섬유와 비타민 C가 풍부하다. 연근(Ngó sen)은 아삭한 식감과 함께 항산화·항염 성분을 품고 있으며, 새콤달콤하게 무친 연근 샐러드는 베트남 가정식의 단골 반찬이다. 바나나 꽃(Hoa chuối)은 얇게 채 썰어 샐러드로 즐기거나 국에 넣어 먹는 베트남 특유의 식재료로, 식이섬유가 풍부해 소화를 돕는다. 죽순(Măng)은 볶음과 국물 요리에 두루 쓰이며 칼로리가 낮고 포만감이 높다.

[베트남 음식 이야기] 베트남 시장에서 찾은 다섯 가지 컬러푸드
[베트남 음식 이야기] 베트남 시장에서 찾은 다섯 가지 컬러푸드
[베트남 음식 이야기] 베트남 시장에서 찾은 다섯 가지 컬러푸드
spot_imgspot_img
최신 기사
spot_img
관련 기사
spot_imgspot_img

LEAVE A REPL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