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34성 탐방 Vol. 1] 닌빈(Ninh Bình), 고요와 평화의 옛 왕도, 석회암 땅, 푸른 물, 그리고 천 년 역사로의 여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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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쯔엉 빅 투이 인턴기자

지난 2025년 7월 1일, 베트남은 기존 63개 성·시를 34개 광역 행정단위로 통합하는 대규모 행정 개편을 단행했다. 1986년 도이머이 개혁 이후 최대 규모의 변화로, 중간 단계였던 군·현을 폐지하고 성급과 기초급 2단계로 행정 체계를 단순화했다.

베트남에 살면서도 하노이 밖을 잘 모른다는 분들이 많다. 〈한인소식〉은 이번 달부터 새롭게 재편된 34개 성·시를 한 곳씩 찾아가는 연재를 시작한다. 첫 번째 여정은 하노이에서 가장 가까운 유네스코 세계유산의 땅, 닌빈(Ninh Bình)이다.

닌빈성 위치. 하남(Hà Nam)과 남딘(Nam Định)이 통합되어 닌빈성이 됨.
닌빈성 위치. 하남(Hà Nam)과 남딘(Nam Định)이 통합되어 닌빈성이 됨.

[닌빈성 기본 정보]

  • 위치 : 베트남 북부, 하노이 남쪽 약 90km / 홍강 삼각주 남단
  • 면적 : 약 3,945㎢
  • 인구 : 약 441만 명 (2026년 추산)
  • 주요민족 : 낑(Kinh)족 98% / 므엉, 따이, 다오 등 23개 소수민족 2%
  • 주요산업 : 관광업, 제조업(자동차·기계), 농업·수산업
  • 관광수치 : 2025년 방문객 1,940만 명, 관광수입 약 2조 1,200억 동
  • 유네스코 : 짱안(Tràng An) 복합 세계유산 (2014년 등재)

[Travel Info] 하노이에서 닌빈으로 가는 길

  • 기차 : 약 2시간 / 편도 70,000동~250,000동 (좌석 등급에 따라 상이)
  • 리무진 버스 : 약 2시간 30분 / 편도 약 300,000동 (하노이 시내 탑승 가능)
[베트남 34성 탐방 Vol. 1] 닌빈(Ninh Bình), 고요와 평화의 옛 왕도, 석회암 땅, 푸른 물, 그리고 천 년 역사로의 여정

육지의 하롱베이라 불리는 닌빈

하노이에서 남쪽으로 두 시간, 닌빈(Ninh Bình)에 가까워질수록 풍경이 조용히 달라지기 시작한다. 고속도로 양옆으로 끝없이 펼쳐지던 평야가 물러나고, 그 자리에 아무런 예고도 없이 석회암 봉우리들이 하나둘 솟아오른다. 논밭 한가운데서, 마을 지붕 너머에서, 강물 위에서 – 이 돌산들은 수억 년 전부터 그 자리를 지켜온 것처럼 묵묵하고 당당하다. 그 사이를 응오동(Ngô Đồng)강과 사오케(Sào Khê)강이 구불구불 흘러들며 잔잔한 수면 위로 절벽과 하늘과 황금빛 벼이삭을 비춰낸다.

사람들이 닌빈을 ‘육지의 하롱베이’라 부르는 것은 단순한 수사가 아니다. 수억 년에 걸쳐 형성된 카르스트 지형은 이 땅에 하롱베이와 닮은 풍경을 빚어냈지만, 바다 대신 논을 품고 파도 대신 바람을 받으며 – 이 땅은 매 계절 다른 얼굴로 방문객을 맞이한다. 하노이에서 불과 90km의 길이지만, 닌빈은 거리보다 훨씬 먼 시간의 깊이를 품고 있다.

베트남 국가 형성기의 심장, 호아루(Hoa Lư) 고도(古都)

닌빈 땅 한가운데에는 호아루(Hoa Lư)가 있다. 천 년 전, 베트남 최초의 봉건 왕조가 이곳에 수도를 두었다. 석회암 산맥이 천연 요새처럼 사방을 감싸고 있는 이 땅은 왕조의 심장이었고, 오늘날에도 그 고요하고 묵직한 흔적을 간직하고 있다. 호아루 고도로 들어서는 길목에는 이끼 낀 석조 담장과 고풍스러운 목조 문루가 서 있다. 그 너머로는 수백 년을 버텨온 고목들이 사당 지붕 위로 가지를 뻗고, 낮게 깔린 산 안개가 마옌(Mã Yên)산 기슭을 천천히 흘러 내려온다.

[베트남 34성 탐방 Vol. 1] 닌빈(Ninh Bình), 고요와 평화의 옛 왕도, 석회암 땅, 푸른 물, 그리고 천 년 역사로의 여정

968년 베트남 최초의 중앙집권 왕조가 세워진 이 땅은, 1010년 수도가 탕롱으로 옮겨진 뒤 개발의 손길이 닿지 않은 채 왕조 시대의 결을 고스란히 간직했다. 망각이 아니라 보존이었던 셈이다. 딘띠엔호앙(Đinh Tiên Hoàng) 왕과 레다이하인(Lê Đại Hành) 왕을 기리는 두 사당은 지금도 산기슭에 소박하게 자리하고 있다. 매년 음력 3월이면 가마 행렬과 씨름판, 쩨오(Chèo) 공연의 선율이 이 고요한 땅을 채우며 왕조의 기억을 조용히 되살려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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